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핵심 광물 및 첨단 소재 분야로 전면 확대되고 있습니다. 홍콩 명보는 13일, 중국 정부가 이미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추가적으로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하여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이 두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는 다음 달 8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어, 미국 기업들의 공급망에 중대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자동차는 물론 재생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현대 산업의 필수 전력 공급원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가 미국 수입량의 65%를 차지한 점을 지적하며, 중국의 통제가 미국 배터리 공급망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워싱턴 싱크탱크 CNAS의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AI 첨단 칩 통제로 중국의 AI 개발을 제한하려 하지만, 중국의 배터리 수출 통제는 반대로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도 제약을 가하게 될 것이라는 상호 보복의 악순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조 다이아몬드는 첨단 반도체 칩 제조와 초강력 소재 연마 등에 사용되는 전략적 핵심 소재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 조사 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이 미국 소비량의 77%에 달하는 인조 다이아몬드 분말을 공급했다는 사실은 중국의 지배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가 최근 미국 내에서 대중국 웨이퍼 제조 장비 수출 금지 움직임에 대한 중국의 대응 조치라고 분석하며,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첨예한 기술 패권 전쟁의 단면을 드러냈습니다.
중국의 이러한 공격적인 수출 통제 강화는 단순한 보복 조치를 넘어, 무역 분쟁의 핵심 국면을 앞두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강공 베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미·중 양국은 오는 11월 10일로 제2차 관세 휴전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무역 협정이나 추가 관세 부과를 놓고 최후의 담판을 벌여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미·중 양국 모두 자국이 우세하다고 믿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 같은 강공이 지속되면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회사 인수 제동 및 반독점법 위반 조사 착수, 그리고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한 특별 항만 서비스료 부과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과 상무부는 각각 퀄컴 조사와 희토류 통제 강화가 ‘일상적 법 집행’ 및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강공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초강력 맞불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대중국 초고율 관세(기존 관세에 100% 추가)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통제 카드(이상 11월 1일 시행)를 예고하며 전면적인 무역 제재를 선언했습니다. 이제 국제 사회의 시선은 중국이 새롭게 통제 대상으로 예고한 리튬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에 대해 미국이 어떤 추가적인 대응을 내놓을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무역분쟁 담판이 성사될지에 대한 기대감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양국 간의 압박 강도가 극에 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성공적인 담판이 무산되거나 단순한 원론적 대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2차 관세 휴전 만료 시점인 11월 10일이 미·중 무역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며, 양국 모두가 협상력 극대화를 위해 가장 강력한 패를 서슴없이 꺼내 들고 있는 형국입니다.
중국이 핵심 광물을 넘어 에너지 저장 장치와 첨단 소재까지 수출 통제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미국의 AI 및 반도체 분야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며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리튬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인프라를 구성하는 요소인 만큼, 이러한 통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지각 변동을 불가피하게 만들 것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고율 관세 카드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의 보복이 미국 첨단 산업의 취약점을 파고들고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대응 전략이 시급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제3국들 역시 양국 간의 무역 갈등 격화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핵심 품목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와 기술 자립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투자를 가속화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