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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내란특별검사팀의 중계 신청 수용, 대통령실 CCTV 증거조사 부분은 제외.
사법부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첫 공판기일에 대해 중계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오는 30일 열리는 재판 중계를 허가함으로써, 사건의 투명성 확보와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원칙에 따랐습니다.
이러한 결정의 법적 근거는 개정 전 내란특검법 제11조 제4항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재판장은 특별검사 또는 피고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내란특별검사팀이 지난 26일 중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 법률 조항과 사건에 대한 전례 없는 국민적 관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국가의 운영 체제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인 만큼, 재판 과정 전반에 걸친 대중의 감시 기능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덕수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단순한 직무 유기를 넘어 국가 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협 행위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포함합니다. 주요 혐의인 내란 우두머리 방조는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총리로서 취했어야 할 헌법적 책임을 회피하거나, 오히려 내란 행위에 대한 묵인 혹은 지원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따지게 됩니다.
또한 위증 혐의는 국회 등 공적 조사 과정에서 사건의 핵심 사실에 대해 허위의 진술을 했는지를 다루는 부분입니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제시하는 증거 및 피고인 측의 변론을 통해, 당시 최고 행정 책임자였던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및 실행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헌법을 수호해야 할 고위 공직자의 의무 범위를 벗어났는지를 엄중하게 판단할 것입니다. 이는 향후 대한민국 정치사에 중대한 선례를 남길 것입니다.
재판 중계 허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민감한 부분은 중계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특검팀의 요청에 따라 재판 당일 진행될 예정인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둘러싼 증거조사 부분이 그것입니다. 대통령실 내부 상황은 국가 안보 및 주요 정보 보호와 직결되는 만큼, 중계 제외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CCTV 영상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 대통령실 내부의 긴박했던 상황과 주요 인물들의 움직임을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 중 하나로 꼽힙니다. 비록 재판 과정이 중계되더라도 국민들은 이 핵심 증거의 내용을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해당 증거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직 법정 내에서만 공개될 것입니다. 중계 배제는 정보 공개와 국익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의 첨예한 균형점을 찾으려는 법원의 고민을 반영합니다.
재판부는 중계 허용과 함께 언론사들의 법정 촬영 허가 신청도 받아들였습니다. 이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따른 조치입니다. 다만, 규칙에 따라 언론사의 촬영은 공판 개시 전에만 허용되며, 법단 위에서의 촬영은 금지됩니다. 이러한 제한적 촬영 허가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법정 내의 엄숙함과 재판 진행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재판 중계 결정은 사건의 중요성과 국민적 관심 도를 인정하고, 사법 절차의 투명성을 최대한 높이려는 사법부의 노력으로 평가됩니다.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었던 사건의 진실 규명 과정을 대중에게 여과 없이 공개하는 것은 사법 정의 실현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며,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입니다.
한덕수 전 총리 사건의 재판 중계 허용은 이미 선례가 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의 1차 공판기일 중계를 이미 허용한 바 있습니다. 이는 내란특검법 적용 사건들에 대해 법원이 국민적 관심도를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줍니다.
향후 재판은 한 전 총리가 재직 당시 가장 중대한 정치적 격변기에 취했던 행동의 적법성과 윤리성을 가르는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재판 중계를 통해 공개되는 모든 과정은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게 현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기록으로 남을 것이며, 정치 권력과 법치주의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재판 과정에 대해 국민적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