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슬픔을 넘어 연대로: 이태원 참사 3주기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의 '추모의 도심 걷기' 행사, 잊지 않겠다는 결연한 외침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10월 29일)를 불과 몇 주 앞두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의 염원을 되새기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도심 걷기 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단순히 고인을 기리는 의식을 넘어, 참사의 아픔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잊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하는 자리였습니다. 약 70여 명의 유가족과 시민들은 서울 종로구를 걸으며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사회 전체에 전달했습니다.
1. 추모 공간 '별들의집'에서 시작된 걷기 행진
추모 걷기 행사는 11일 오전 10시 29분, 참사의 시간을 상징하는 그 순간에 맞춰 시작되었습니다. 출발지는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 '별들의집'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한 유가족과 시민 70여 명은 수성동 계곡으로 향하는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오전 한때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참사에 대한 기억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각계각층 시민들의 참여 열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참여자들은 걸음을 옮기는 동안 마주치는 시민들에게 참사에 대한 소식을 알리고, 길가 상점을 방문하여 주인의 허락을 받아 추모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적극적인 연대 행동을 펼쳤습니다. 이는 참사의 아픔이 특정 시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재 진행형 문제임을 일상의 공간 속에서 환기시키려는 유가족들의 간절한 노력이었습니다.
2. "여전히 상처가 깊다" 유가족의 고통과 시민의 연대
걷기 행사에 참여한 희생자 고(故) 김용건 씨의 어머니는 참사 3주기를 앞둔 심경을 담담하게 밝혔습니다. 그녀는 "(참사가) 3년이 됐지만 여전히 상처가 너무 깊다"고 말하며, 시간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는 비통함을 토로했습니다.
유가족들에게 도심 걷기는 슬픔을 나누는 의식이자, 떠난 자녀를 기억하는 고통스러운 동행이었습니다. 이러한 유가족의 짊어진 무게를 덜어주기 위해 나선 이들은 청년과 종교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인터넷에서 행사 소식을 보고 한번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게 됐다"며, "평소 참사의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밝혀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3. 각계각층의 참여, '별'들을 기억하는 시간
이번 걷기 행사에는 종교계에서도 깊은 관심과 연대를 보였습니다. 살레시오 수녀회의 임효정 수녀는 "참사 3주기를 맞이해 함께 걸으면서 유가족들의 상황, 슬픔과 아픈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이 시간이 "별(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이며, 종교적 의미를 넘어선 인간적인 애도와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 그리고 종교인이 도심 한복판을 함께 걷는 모습은 이태원 참사의 기억이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슬픔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3년이라는 시간은 희생자를 향한 추모가 점점 옅어질 수 있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70여 명의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거리를 메운 것은 진상규명을 향한 시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압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합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들이 외친 '잊지 않겠다'는 결의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정의에 대한 숙고의 메시지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