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인도네시아, '국회의원 주택 수당' 논란으로 전국적 시위 폭발…배달기사 사망에 분노 격화
목차
서막: '특권'에 대한 분노, 전국으로 확산된 시위
인도네시아가 '국회의원 주택 수당' 논란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국회의원들에게 월 400만원이 넘는 주택 수당이 지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수도 자카르타에서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이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치솟는 세금과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국민의 현실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정치인들의 특권에 분노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특히 시위 중 발생한 '배달기사 사망' 사고는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으며, 평화적 시위가 폭력적인 충돌로 격화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
배달기사 사망, 시위의 도화선이 되다
지난 28일,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는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오토바이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이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목격자들은 경찰 장갑차가 시위대를 향해 갑자기 돌진해 아판 쿠르니아완을 치고 그대로 지나갔다고 증언하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사고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정부의 무능과 폭력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동료 배달 기사 수천 명은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며 연대 시위를 벌였고, 시위대는 경찰청장 해임을 요구하며 경찰청 본부로 행진하는 등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격화된 시위 양상: 방화와 폭력으로 번지다
배달기사 사망 이후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습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과 조명탄을 던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섰습니다.
가장 심각했던 사건은 남술라웨시주 마카사르에서 발생했습니다. 화난 시위대가 지방의회 건물에 불을 질러 건물 안에 갇힌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시의회 직원들로 확인되었으며, 사망자 중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부상자 중 일부는 불을 피하기 위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다가 다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이외에도 수라바야, 욕야카르타, 반둥 등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시위대는 주지사 관저를 습격하거나 지방 의회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양상으로 치달았습니다.
정부의 대응: 대통령의 애도와 경계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국으로 확산하는 시위에 대해 TV 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평정심을 찾으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숨진 배달기사와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경찰관들의 과도한 행동에 충격을 받았고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끊임없이 불안을 조장하고 혼란을 부추기는 세력에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시위의 배후에 불순한 의도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직접 쿠르니아완의 부모님을 찾아 조의를 표하고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등 민심을 달래기 위한 노력을 보였습니다.
현재 당국은 사망 사고 관련 경찰관 7명을 구금해 조사하고 있지만, 누가 장갑차를 운전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인권 단체들은 책임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시위의 근본 원인: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
이번 시위의 근본적인 원인은 단순히 '국회의원 주택 수당'이라는 표면적인 이슈를 넘어, 인도네시아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에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한 달에 받는 주택 수당(월 430만 원)은 자카르타 월 최저임금의 약 10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5%대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해왔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져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공식적으로 해고된 노동자 수가 4만 2천 명을 넘어서며, 지난해보다 32%나 급증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특권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고, 결국 이번 시위로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경제 성장의 과실을 국민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분배 정의를 바로 세우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